콘텐츠목차

언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100049
한자 言語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상북도 영천시
집필자 이상규

[정의]

경상북도 영천 지역에서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 쓰는 음성과 문자 등의 수단. 또는 사회 관습적 체계.

[개설]

영천 지역의 언어는 삼한어(三韓語)의 중심인 변한어(弁韓語)에 기층을 둔 신라 경주 지역의 언어권에 속하며, 영남[동남]의 언어권 가운데 대구 지역의 언어권[천시권, 1966]인 대구·영천·경주·포항·영덕·영양 지역의 언어권에 속한다.

삼한의 원시 한어(韓語)의 중심이 된 변한어 가운데 경주 지역의 언어는 고려가 건국될 때까지 한반도의 기층 언어였다. 경주와 인접한 영천 지역의 언어는 경주 지역의 언어와 거의 차이가 없었으나 고려 이후 영천 지역의 언어는 역참의 중심지로 대구권과 군위·의성·안동·경주·포항으로 연결되면서 조금씩 달라졌을 것이다.

영남 지역 언어는 11~12세기를 경계로 언어의 중심이 중부 지역[개성 및 한양]의 언어로 옮아간 이후 중부 지역의 언어와 대립되는 지역의 언어로 존속되었다.

먼저 모음 체계에서 중부 지역의 언어가 10개 단모음체계로 발전되었으나 아직 영남 지역의 언어는 5~6개의 단모음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자음 체계에서도 어중 유성자음의 존속과 ‘ㅆ’이 비변별적인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내용/구성]

영천 지역의 언어는 대단히 보수적이어서 고어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액센트가 남아 있어서 무뚝뚝한 말씨로 느껴질 수 있다. 말수가 많지 않고 단축적인 말을 사용하고 있으나, 정이 많고 언어에 대한 신뢰성과 결단력을 가진 사람들의 특성을 지역의 언어 속에서 찾아낼 수 있다.

1. 음운 체계와 현상

1) 모음 체계

영천 지역의 언어의 음운 체계는 중부 지역의 언어와 차이를 보여 준다. 먼저 모음체계에서 단모음 체계는 고대어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5~6 모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i, a, ɛ, ɜ, o, u/ 5 모음 체계인데 /ɛ/는 중부 지역의 언어의 /에/:/애/의 대립 체계에서 중화된 [ɛ]로 주로 실현되고 ‘게[蟹]→기, 끼’, ‘게우다→기우다’, ‘베[布]→비’ 처럼 /e/는 주로 [i]로 실현된다. /으/:/어/의 대립 또한 마찬가지로 중화된 [ɜ]로 실현된다. ‘즈거[čɨgɨ] : 저그[čəgə](저것)’의 예를 들어 ‘으’와 ‘어’개 대립적 기능을 한다는 주장[유창균, 1984 : 609]이 있지만, 이는 음성적인 실현형일 뿐 음운론적으로 변별적 기능을 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영천 지역의 언어의 단모음 체계는 5개이다.

또한 중부 지역의 언어에서 단모음인 ‘외’나 ‘위’는 이중모음 [wɛ], [wi]로 실현되며 자음 아래에서는 ‘괴롭다→게롭다’, ‘귀신→기신’처럼 단모음으로 실현된다.

이중 모음으로 /wi, wa, wɛ, wɜ/와 /ya, yɛ, yɜ, yo, yu/, /ɨy/가 있으나 자음 아래에서는 단모음으로 실현되며, 특히 하향적 이중 모음인 /ɨy/는 어두 환경에서도 단모음 [i](이자(의자), 이사(의사)), [ɜ](어자(의자), 어사(의사))로 실현되어 매우 단촐한 모음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모음 체계가 단순한 대신 음장과 고조 액센트가 있어서 의사 소통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2) 액센트와 음장

영천 지역의 언어에서는 운율적 요소로 액센트와 음장이 존재하여 고대 마한어(馬韓語) 계통의 경남 지역의 언어와 진한 지역의 언어인 중부 지역의 언어와의 중간적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吾等][uri]:우(H)리(돼지우리)[u'ri]’가 고조 액센트에 따라 변별되며, ‘말[言][ma:l:말[斗]’이 음장에 따라 변별된다.

다만 사피동형에서 ‘잡힜다(捉)[čaphî:t'a]’의 예에서처럼 액센트와 음장이 결합한 R(HL) 액센트가 실현되지만 변이형으로 간주할 수 있다.

3) 자음 체계

자음 체계는 중부 지역의 언어와 큰 차이가 없는데, /p, ph, p', t, th, t', k, kh, k', č, čh, č', m, n, ŋ, l/이며, 다만 /ㅆ/:/ㅅ/이 비변적인 점이 차이가 있다.

음운 현상으로서는 먼저 어중자음 [g], [b], [s/z]가 중부 지역의 언어에 비해 많이 잔존하고 있다.

〈표〉GC05100049_01

어중 자음의 잔존 비율은 ‘-g-’, ‘-b-’에 비해 ‘-s/z-’의 비율이 어휘별 빈도수가 낮은 편이다. 단어 내부에서나 형태소 경계에서도 어중 자음이 유지되기 때문에 ‘덥-어라’, ‘잇-어라’에서처럼 ‘ㄷ’불규칙이나 ‘ㅅ’ 불규칙 활용형이 중부 지역의 언어와 차이를 보여 준다.

4) 음운 현상

ㄱ-구개음화도 매우 활발하며 과도 교정형이 나타난다. ‘길[道]→질’, ‘기름→지름’, ‘기둥→지둥’, ‘큰길가→큰질까’와 같이 ㄱ-구개음화는 어두 음절에서만 실현되는 제약이 있다.

움라우트도 제약의 폭이 매우 좁다. ‘아비→애비’, ‘어미→에미’, ‘그림→기림’, ‘고기→게기’, ‘웃기다→윗기다’에서처럼 어휘부 내에서나 ‘방이→뱅이’, ‘바라다→바램이’, ‘손잡이→손잽이’에서처럼 곡활용 환경이나 합성이나 파생 환경에서도 실현된다. 움라우트의 제약 조건이 게재 자음이 설첨음 ‘r’의 경우에도 ‘다리미→대리미’처럼 실현된다.

전부모음화도 ‘가슴→가심’, ‘춤→침’에서처럼 어휘부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있으니→이씨이’, 에서처럼 활용의 환경까지 확대되고 있다. 다만 ‘젓[乳]을→*저실’에서처럼 곡용의 환경에서는 제약을 받는다. 전부 모음의 동화주도 치찰음 ‘ㅅ, ㅈ, ㅊ’뿐만 아니라 유음 ‘ㄹ’에까지 확대되어 ‘다르다→다리다’, ‘가르다→가리다’와 같이 실현되어 중부 지역의 언어와 차이를 보여 준다.

원순모음화 현상도 매우 활발하다. 동화의 방향으로 완전 동화여서 순행 동화만 실현되는 중부 지역의 언어와 차이를 보여 주며, 동화주도 순자음[ㅁ, ㅂ, ㅍ] 이외에 순모음[오, 우]도 동화주가 된다.

자음 동화 현상은 중부 장언과 큰 차이가 없으나 영천 지역의 언어에서는 비음화 현상은 매우 활발하다. 비자음 [n]과 인접한 모음이 순행 및 역행의 환경에서 모두 비음화가 이루어진다. ‘호미[homɛ͂͂'i]’, ‘가마니[ka͠͠mã͂͠͠'i]’, ‘가[行]-니[kã'i]’와 같은 예처럼 비자음이 탈락되는 대신 비모음화되는 모음이 반드시 고조(H) 액센트를 수반한다.

경음화 현상에서 어두 경음화 현상은 중부 지역의 언어와 큰 차이가 없으나 어중 경음화 현상은 세대별 차이를 보여 주는데, 노년층에서는 제약이 있다. ‘강가→강가’, ‘국밥→국밥’ 등에서처럼 정지음끼리 결합하더라도 경음화가 실현되지 않는다.

2. 문법체계와 현상

1) 조사

영천 지역의 언어의 곡용 체계에서 격조사와 특수조사는 중부 지역의 언어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격조사는 생략형이 많이 나타나며 대격조사 ‘-을/를’의 격범주가 확대되어 “밥으로(을) 먹는다”에서처럼 조격의 환경이나 “산으로(을) 간다” 자동사에서도 부사격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처격으로 ‘-에’가 “니는 오늘 장͠아 가나”에서처럼 ‘-아͠’가 실현된다. 공동격조사는 “니캉, 내캉”, “밥하고 죽하고 묵는다”에서처럼 ‘-와/과’보다 ‘-캉’, ‘-하고’가 주로 실현된다. 호격조사로는 “철호애이 니, 와카노?”에서처럼 ‘애이(야)’와 존칭호격 “할베요 오늘 장아 가능교”에서처럼 ‘요’가 남아 있다.

특수조사로는 “니자테(떠러) 누가 카더노?”, “니손에(한테) 밥 얻어 묵기 힘든데이”에서처럼 ‘-한테’, ‘-자테, -떠러, -손에’와 같은 형태들이 실현된다.

2) 어미

활용 어미 가운데 접속 어미로는 “배가 아파가아 못 갈따”, “디질라꼬 카나”에서처럼 ‘-아가(아서)’, ‘-라꼬(-려고)’가 실현된다. 목적을 나타내는 “영화 보로 간다”에서처럼 ‘-(으)러’는 ‘-(으)로’와 함께 실현된다. 장형 사동형으로 “날로 죽꾸로 할라 카나”에서처럼 ‘-게+하다’에 대응되는 ‘-구로+하다’가 실현된다.

접속 어미에서 선행문의 선어말 어미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는데, 특히 “어제 밥을 묵었는 사람은 오늘은 굶어라.”에서처럼 ‘-었는-’이 실현되어 중부 지역의 언어와의 차이를 보인다.

선어말 어미에서 주체 존대는 ‘-시’로 실현되며 시상 선어말 어미는 ‘-었-’, ‘-리(겠)-’이 실현되어 문법 범주로서는 과거:미래의 대립 체계를 보여 준다. 특히 미래시상 선어말 어미[추측, 추량]는 “아이고 죽을때이”, “그 사람 고라지 보이 더 오래 못 살때이”에서처럼 ‘-리()-’이 실현되어 고어형의 잔존형이 남아 있다.

문말 어미는 현재 시상이나 청자 존대를 나타내는 문법적 기능과 더불어 문장의 서법을 실현한다.

청자 존대 높임은 서술형에는 ‘-니더, -심더’, ‘-이소, -소’, ‘-네, -ㅁ세, -데’, ‘-데이, -지러’가 있으며, 의문형으로는 ‘-능교, -능게’, ‘-능가’, ‘-나/노, ‘-지러’, 명령형으로는 ‘-시이소’, ‘-이소’, ‘-ㄹ래’, ‘-래이’, ‘-이시더’, ‘-시더’, ‘-세’, ‘-래이’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의문형 어미는 존대 등급에 따라 구분되는데, 비존대 의문문에서는 “니 어데 가노?”에서처럼 의문사 의문으로는 ‘-노’가 실현되며 “니 올 장아 가나?”에서처럼 판정 의문에서는 ‘-나’가 실현된다.

3) 동사

사동법에서 장형 사동형인 ‘-게+하다’형이 영천 지역의 언어에서는 ‘-구로+하다’형이 실현된다.

조어법에서 복합 동사가 ‘드가라(들어가라)’에서처럼 ‘V1+-아/어-+V2’의 구성에서 ‘-아/어-’의 생략형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현상도 중세국어의 ‘섟돌다(섟-+돌다)’와 같은 조어법의 잔존이다.

3. 어휘체계와 특성

1) 호칭

영천 지역어에서는 친족 호칭에서도 가족 중심적인 어휘 분화만 발달되었지, 다른 사람에 대한 호칭이 발달되지 않는 점으로 미루어 보면, 대단히 폐쇄적인 면을 보이며, 가족 간에도 수상에 대한 호칭이나 지칭은 발달되었으나 수하에 대한 호칭이나 지칭은 발달되지 않아 농경 중심의 폐쇄성을 띠고 있다. 대사회 관계 속에서 타인에 대한 호칭이 나이가 많은 이에게는 ‘할아부지’, ‘할매, 할무’로 ‘아저씨, 아제’ 등의 대칭 호칭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부부 간이나 친한 교유 관계에서도 ‘문딩이’와 같은 호칭이 사용되고 있어 좀 더 개방적이고 객관적인 호칭이나 지칭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2) 조어 형태

영천 지역의 언어에서 어휘 체계 가운데 온도를 나타내는 계열이 매우 합리적이다. 촉감 온도는 “차다-뜨시다”로 대응되고 감각 온도는 “춥다-덥다”와 대응된다. 중부 지역의 언어와 대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중부 지역의 언어     영천 지역의 언어

더운밥-찬밥         뜨신밥_찬밥

더운물-찬물         뜨신물-찬물

더운 방-찬방        뜨신방-찬방

더운 날씨 –찬 날씨   뜨신 날씨 - 찬 날씨

위의 예에서처럼 ‘덥다’ 계열은 감각 온도 계열이기 때문에 그 반의어는 동일한 계열의 ‘찬’계열과 통합할 수 없다. 따라서 중부 지역의 언어의 표준어 형보다 영천 지역의 언어의 계열적 결합이 훨씬 타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측도 명사? 파생 명사의 대응 체계를 보면 ‘높이-깊이-넓이-길이’와 같이 양극성 계열의 어휘들은 명사형 조어가 가능하지만, ‘*낮이-*얕이-*좁이-*짧이’와 같은 음극성 계열의 파생 명사의 조어력은 제약을 받고 있다.

이와 유사한 예로 “옷을 입다, 모자를 쓰다, 장갑을 끼다, 양말을 신다”와 같은 착탈 동사에서 그 대상에 따라 동사형이 분화되어 있지만 “옷을 벗다, 모자를 벗다, 장갑을 벗다, 양말을 벗다”와 같이 음극성 계열의 동사는 ‘벗다’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이처럼 조어 형태를 고려하면 영천 지역의 언어 사용자들은 긍정적인 양극성 계의 조어력이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사물에 긍정적 사고 영역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 의성어와 의태어

영천 지역의 언어에서는 “빨갛다, 빨가스름하다, 볼그스레하다, 볼그스룸하다, 불그틱틱하다…”와 같은 색상어나, “짭다, 짭조름하다, 짭자무리하다…”와 같은 미각어나 “펄럭펄럭, 팔락팔락, 폴락폴락…”에서처럼 의성 의태어가 대단히 발달되어 있다.

영천이 낳은 비운의 여류 소설가 백신애(白信愛)의 소설에서 어렵잖게 영천 지역의 언어의 어휘를 찾아볼 수 있다. “채슬러[몸을 부들부들 떨며], 딸래장자[미상], 말머르쟁이[미상], 빼둘처[순식간에 비틀며 빼내어], 무가내하다[속수무책이다], 새음[철], 허갈밭[미상], 홋들치고[홀로 외롭게], 흥성드무리[드물게, 드문드문하게], 금실마리[금실가닥], 끼끔[찝찝하다], 동글걀숨[동글하면서 갸름하다], 새자개(貝)[새로운 자개], 쇠통 정신이 없구나[온통 정신이 없구나], 스닿기우며[스치는 듯 살짝 닿으며], 털구령[놓치다, 미상], 못찍한[묵직한], 어여내었습니다[살을 도려내는 듯 하였습니다], 응혹[응당], 대패밥 모자[대패밥으로 만든 모자], 재처[다시 다구쳐], 묵척[미상]”과 같이 뜻을 확인할 수 없는 어휘를 포함하여 많은 지역의 언어형이 나타난다. “감스릿하다/감스릿하게[불빛의 밝기가 낮아 어두침침하다.], 감으르치다/감으러친[손이나 발목을 삐다.], 갓근스럽게[매우 친절하게], 갋다[맞대응하다. 나란히 마주 대응하다.], 거발거리다/건방거려도[건방을 떨다.], 걸(껄)어매다[옷 같은 것을 꿰매다.], 구부넘기[구르는 것. 밑에 깔려 있는 상태에서 뒤집어 올라앉는 것.], 구지리[구질구질하게.], 금실마리[미상], 꼴조동이[입이 튀어나온 모양새를 가지고 부르는 별칭.], 꼽다시[아주 어쩔 수 없이. 고스란히.], 내품다[속으로만 생각하고 밖으로 들어내지 않다.], 눈끔직이[눈을 깜짝거려 보내는 신호.], 담사리[나이 어린 머슴이나 식모. 집안에 들어가서 머슴이나 식모살이를 하는 것.], 동게다[겹쳐 놓다. 포개어 놓다.], 따뜨무리하다[다소 따뜻한 정도. 차츰 따뜻해지다.], 뜸배질[송아지가 어미 소의 젖이 잘 안 나와 머리로 들이 받는 행위.], 멍짜[멍청한], 무가내하다[막무가내로 대하다.], 박구채로[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말하는 것.], 반드라시[반듯하게 누운 모양새. 특히 어른 앞에 버릇없이 누운 모양.], 빈줄러[비좁은 상태에서 서로 조금씩 당겨서 같이 앉게 하는 것. 조금씩 아껴.], 성글러[고기나 나물 같은 것을 큼직큼직하게 썰다.], 소리끼 없이[전혀 소리나 흔적도 없이.], 십스구리[입맛이 쓴.], 싱구이[기어코.], 알부랑[속속들이 부랑한.], 암창궂다[앙큼스럽다.], 얌뚱마리[아주 체면 없이 하는 짓.], 어덥사리[어둠이 막 내리는 무렵.], 에로나[정말로], 에이 고라 사[어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의 투덜거림], 영우[아주], 우장[비옷. 곧 옷이 매우 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울겁[필요 이상으로 과장되게 겁을 내는], 움숙하다[음습하다], 입추신[먹을 것을 추스르는 것. 서술어가 ‘못하다’와 호응하여 먹는 것조차도 챙기지 못함을 말한다], 자무(물)러져[기절 혹은 혼절하여], 자취끼 없이[아무 자취나 흔적 없이], 제각금[제가끔], 종담장[담장 보다 조금 낮고 가로 막이 기능을 하는 담장], 질겁[몹시 겁을 냄], 짚수세[지푸라기가 흩어진 모양새], 짜들리다[쪼들리다], 쭈글치다[쭈그려 앉다], 찡글치다[몹시 싫어 두 번 다시 보기 싫다], 챙기 해보다[챙겨보다], 칭구워[자동차 같은 탈 것이 들이받은 행위], 칭칭대[계단], 털구령[놓치다], 튀미하다[사리분별이 정확하지 못하다], 튀방[잔소리], 튀적거리다[별 생각 없이 트집을 잡으며 투덜대다], 팔찜[팔장], 하머나[몹시 기다리는. 벌써], 하묵이[물기에 흠뻑 젖음. ‘하북이’의 변이형], 한 죽이[손으로 뭉칠 정도의 삶은 나물], 해울음[아주 숨이 넘어 갈 것 같이 크게 우는 울음. 큰 울음], 허갈밭[없거나 혹은 거친 밭뙈기를 일컫는 말], 홀카닥[홀라당, 대번에], 홋돌치다[샐쭉해서 약간 돌아앉는 행위], 흐먹이[흥건하게, 충분할 만큼 넉넉히], 흥성드무리[빽빽하지 않고 드문드문한 상태]. 흥성드뭇하게[드문드문]. 희분하게[희붐하게]”와 같은 예들이 있다.

위의 예와 같은 재미있는 어휘들이 백신애 소설 여기저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결국 19세기 초기의 어휘들을 표준어를 기준으로 하여 비표준어는 사전 편찬 대상에서 제외됨으로써 엄청난 많은 어휘들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시인 송수권(宋秀權)의 『우리나라의 숲과 새들』[고요아침, 2005]에서 “국어의 표준어는 서울말이지만 판소리 가락의 표준어는 전라도 말이다. 남도 언어의 말 가락이 휘늘어지고 치렁치렁함도 이 때문이다. 눙치는 가락이요 산조(散調) 민중의 가락인 허튼 가락이며, 이를 덤벙 기법이라 한다. 정악과는 그 격이 다르다. 다라서 나는 시에서 표준어는 언어폭력이라 믿으며 정서를 억압하는 개념적 또는 논리적 언어라고 믿는다. 논리적 언어로 정서는 번역되지 않는다.”라고 ‘표준어’의 획일성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김성칠(金聖七)의 『역사 앞에서』[창비, 1993]는 1950년 전후에 쓴 일기문이다. “복명, 금명일, 미타하게, 호세등급, 충용, 갹금, 전곡을 내다, 통히, 청해다가[초청해서], 매씨댁, 반절을 깨쳐줌만, 환시하에, 소사, 언하, 거진, 이태 동안, 유량한, 사보타지, 미타한, 초솔한, 못다 타다, 기연미연, 극단한 반동화, 당래할, 기수, 무지스레 얻어맞고, 비루칙칙한”과 같이 이 책은 입말에 가까운 일기체이기 때문에 당시에 생생한 어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데 오늘날의 의미나 호응 관계가 다르게 느껴지는 어휘가 한둘이 아니다.

영천 지역의 언어를 포함한 영남 지역의 언어는 전 세계에서 형용사형이 가장 발달된 언어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