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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일상』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102221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경상북도 영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최은하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55년연표보기 - 백무산 출생
관련 사항 시기/일시 2009년연표보기 - 백무산의 『거대한 일상』 제2회 오장환문학상 수상
관련 사항 시기/일시 2009년연표보기 - 백무산 의 『거대한 일상』 제1회 임화문학상 수상
성격 시집
작가 백무산

[정의]

경상북도 영천시 출신의 시인 백무산의 시집.

[개설]

노동자 시인 백무산은 1955년 경상북도 영천에서 태어나 1974년 공고를 마쳤다. 1973년부터 현대중공업·현대중전기 등 공장에서 조선·전기·금속노동자로 일했으나 1986년 작업장을 떠났다.

1983년부터 노동운동에 몸담으며 1984년에는 노동자의 정서를 탁월하게 형상화한 연작시 「지옥선」을 처음 발표했다. 1989년 초 창간된 『노동해방문학』의 편집위원이며, 1989년 9월 첫 시집 『만국의 노동자여』로 제1회 이산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겨레신문』이 뽑은 1980년대 10대 시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는 『만국의 노동자여』[청사, 1988], 『동트는 미포만의 새벽을 딛고』[노동문학사, 1990], 『인간의 시간』[창작과비평사, 1996], 『길은 광야의 것이다』[창작과비평사, 1999], 『초심』[실천문학사, 2003], 『길 밖의 길』[갈무리, 2004], 『거대한일상』[창작과비평사, 2008], 『완전에 가까운 결단』[갈무리, 2009], 『그대 없이 저녁은 오고』[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그 모든 가장자리』[창비, 2012] 등이 있다.

백무산의 대표 시집 『만국의 노동자여』는 1980년대를 풍미한 노동문학의 대표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로서 제1회 이산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노동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일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노동자의 정서가 시집 전체에 배어 있다.

전체 4부로 구성하는데 제1부 ‘노동의 밥’에는 시인의 노동 계급의식이 반영된 작품들이고, 제2부 ‘해방공단 가는 길’은 대규모 산업노동자들의 투쟁에 관한 시들이며, 제3부 ‘어머니 말씀’에는 서정적인 시들, 제4부 ‘온산 공해단지에서’는 환경오염을 비롯한 사회문제에 관한 관심을 나타낸 시를 수록해 「노동의 밥」·「친구와 새벽별」·「만국의 노동자여」·「태화강」·「길림에서 온 편지」·「지식인이라는 완장」·「파업」·「인부들의 합창」 등 7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또 다른 대표 시집 『동트는 미포만의 새벽을 딛고』는 백무산 시인의 두 번째 시집으로 1988년 말부터 1989년 초까지 약 4개월여에 걸쳐 진행된 울산 현대중공업 대파업투쟁을 한편의 완결된 장시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문학평론가 임홍배는 "노동해방의 전망이 한 작가의 삶과 실천으로 담보되면서 동시에 문학적 표현으로까지 수렴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백무산 시인은 바로 그러한 드문 예 가운데 하나이다"라고 평했다.

수상경력으로는 1989년 제1회 이산문학상, 1997년 제12회 만해문학상, 2007년 제6회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고, 『거대한 일상』을 통해 2009년 제2회 오장환문학상, 2009년 제1회 임화문학상, 2012년 대산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구성]

백무산의 『거대한 일상』 시집에는 총 62편의 시가 5부로 나뉘어 실려 있다. 제1부에는 「생의 다른 생」·「화장터에서」·「호미」·「종말론」·「새로 지은 집」·「새만금 사각 바퀴」·「백수의 왕」·「허기」·「기도」·「나도 넥타이 매고」·「꿈」·「졸음」 등 12편의 시가 있다.

제2부에는 「모가지」·「구원」·「일월산에서」·「카이로스」·「염소」·「기대와 기댈 곳」·「운주사」·「복(福)」·「누군가를 밟고 있었다면」·「새만금에서」·「‘쏘다’가 정의다」·「난로」 등 12편의 시가 있다.

제3부에는 「감은사지」·「고요에 헹구지 않으며」·「길이 숲」·「사람들끼리만」·「생명의 이름으로」·「견디다」·「목련 신파」·「저지대」·「어디선가 본 것 같아」·「낄낄거렸다」·「떨이」·「새벽 종소리」·「눈 가는 아침」 등 13편이 있다.

제4부에는 「나도 그들처럼」·「월성 안강」·「가방 하나」·「저 높은 곳에」·「역전시장에 가면」·「가장자리에서」·「봄은」·「허망을 위해」·「누가 오시려고」·「몸살」·「레이꼬 미싱」·「돌아오지 않는 길」 등 12편, 제5부에는 「길과 꽃」·「오목한 사랑」·「비」·「다르게 피는 꽃」·「돛대도 아니 달고」·「금강산」·「철폐하는 것은 치유하는 것이다」·「그대 생각」·「위인전」·「그러고 떠난 그 아이」·「흐르는 집」·「순결한 분노」·「치욕」 등 1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

「호미」

밭고랑에 쓰러진 여자는

한나절은 족히 누워 있었으나 발견되지 않았다

평생 여자가 맨 고랑이 얼마인지 알 수 없으나

여자의 몸은 둔덕처럼 두두룩하니 굽어

고랑에 들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평생을 닳아낸 호미가 몇 개인지 알 수 없으나

호미를 잡은 물푸레나무 같은 몸 어디까지가 호미자루인지 분간이 쉽지 않았다

〈중략〉

목격자들은 모두 밭고랑 사이에서 자루 빠진 호미 한 자루는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나간 사람들이 올 때까지 어스름 산그늘이 여자의 몸을 감싸 안고 이슬을 가려주고 있었다.

마을 남자들 경운기 트랙터 몰고 고속도로에 올라가서 절반은 돌아오지 못한 날이었다

백무산 시인은 “평생 호미로 밭을 매다 밭에서 죽음을 맞이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고통과 사회적 고통을 연결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 시”라고 자신의 시 「호미」에 대해 이야기 했다.

시인 안도현은 “이 시를 읽으면 우리는 시인이 묘사하는 여자를 통해 밭고랑에 놓인 호미 하나를 떠올리게 되는데, 여자와 호미를 일치시키는 바로 그 순간에 시의 묘미가 생겨난다. 그리고 시인이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도 유의해서 볼 일이다. 기록사진을 찍는 카메라맨처럼 대상에 대해 철저히 객관적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슬픔을 배가시키는 전략이 그것이다.”라고 시 「호미」에 대해 말했다.

「나도 그들처럼」

나는 바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계산이 되기 전에는

나는 비의 말을 새길 줄 알았습니다

내가 측량이 되기 전에는

나는 별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해석이 되기 전에는

〈중략〉

내가 계산되기 전엔 바람의 이웃이었습니다

내가 해석되기 전엔 물과 별의 동무였습니다

그들과 말 놓고 살았습니다

나도 그들처럼 소용돌이였습니다

나희덕 시인은 “근대 이후 우리의 말과 사유는 주술성을 벗어나는 대신 합리성이라는 새로운 재갈을 물게 되었다. 말과 말 사이에 딱딱한 벽 같은 게 생겨나고 서로에게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말의 길을 끊임없이 되찾으려는 사람들이 바로 시인이다.”고 백무산의 시 「나도 그들처럼」을 설명했다.

[특징]

백무산의 시집 『거대한 일상』은 2009년 제2회 오장환문학상과 2009년 제1회 임화문학상을 수상한 시집으로 평론가 김수이의 평론[푸르른 절연(絶緣)의 시학 중]에 의하면 우리 시대의 전면적인 변화를 고독하게 살아내고 성찰한다는 것, 때로 윤리마저 개인의 선택사양으로 취급하는 현 세태에서 백무산이 감내하는 고독은 지극히 윤리적인 것, 그의 윤리적인 고독은 시대의 흐름과 개인주의에 반하는 전복성과 자발성을 갖는다는 특징이 나타나있다.

[의의와 평가]

오장환문학상을 수상한 백무산 시집 『거대한 일상』을 심사위원들은 “특유의 직설적 화법과 살아있는 비유, 힘 넘치는 사유를 보여준다. 황폐화된 세계에 대한 사회적 명상과 서정적 감수성의 결합을 통해 나온 빼어난 시편들은 시가 시에 머물지 않고 시 너머를 향해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제1회 임화문학상으로 백무산의 『거대한 일상』을 선정한 심사위원들은 "거대한일상은 백무산이 수행해온 성찰과 모색이 어떤 깊이에 본질적 사색의 시들과 더불어 일상생활의 세목들에 따뜻한 시선을 던진다. 거기서 길어 올린 관찰과 추억을 서정시의 어법 안에 담아내는 작품을 쓰고 있다"고 평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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