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보령시의 앉은굿에서 경객(經客)이나 법사(法師)가 독송하는 무경(巫經).

[개설]

앉은굿은 음력 정월(正月)이나 10월 상달에 집안의 무사태평과 대주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하여 행해지기도 하고, 귀신을 쫓거나 진혼(鎭魂)[죽은 사람의 넋을 달래기]을 위해 행하는 굿이다.

앉은굿의 기본은 안택굿이라고 할 수 있는데, 청신(請神)[신을 청하기]-축원(祝願)[신에게 빌기]-안정(安靖)[신을 안정시키기]-퇴신(退神)[신을 보내기] 등을 기본 구조로 하고 있다.

앉은굿은 굿의 절차에서 읽는 경문의 명칭을 따른다. 따라서 경문의 내용과 그 의미에 따라 장단의 리듬이나 음 구조, 빠르기 등 음악적 특징이 다르게 나타난다. 충청남도 보령시에서는 「부정경(不淨經)」-「육개주(六呪文)」-「태을보신경(太乙保身經)」 등을 독경하고, 축원한 후 칠성[천신]-산신[지신]-용왕-삼불제석-호구별상-신장-장군-칠선녀 또는 팔선녀 등으로 진행하여 각각에 해당하는 경이 있으나, 채록하여 보고된 바로는 「육개주(六呪文)」와 「축원문」 그리고 죽은 넋을 제도(濟度)하는 「금일정성」, 「저승길풀이」, 「혼신풀이」 등이 있다.

[채록/수집 상황]

2005년 대천문화원[지금의 보령문화원]에서 발행한 『보령의 민요』에는 보령시 남포면 제석리에서 「육개주」, 「역대축원문」, 「넋전 해원경」을 김현길의 소리로, 보령시 오천면 소성2리에서는 「대축원」과 해원((解冤)을 위한 「금일 정성」, 「저승길 풀이」, 「혼신풀이」 등이 최은철의 소리로 채록되어 보고되었다.

[내용]

「육개주」는 몸을 청정하게 하고 신을 감응하게 하는 주문으로, 『해동율경집』의 육주문(六呪文)에 해당하며, 다음과 같이 여섯 개의 주문으로 구성되었다.

앉은굿의 법사는 혼자 독경하는데, 태징과 북의 장단에 맞추면서 한다. 태징과 북으로 길고 짧은 3분박 리듬으로 치면서 가다가 경을 낭독할 때는 북으로만 반주한다. 음 조직은 곡에 따라 레선법, 솔선법 계통, 도선법 계통, 육자배기 선법 등이 보인다.

① 정심신주(淨心神呪):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주문

② 정구신주(淨口神呪): 입을 깨끗하게 하는 주문

③ 정신신주(淨身神呪): 몸을 깨끗하게 하는 주문

④ 안토지신주(安土地神呪): 토지신을 편안하게 하는 주문

⑤ 정천지 해예신주(淨天地 解濊神呪): 하늘과 땅 사이에 더러운 것[귀신 또는 살성]을 풀어내어 깨끗하게 하는 주문

⑥ 개경(開經) 현온주(玄蘊呪)[경문의 진리와 지혜를 일깨우는 주문] 대신에 금광신주(金光神呪)가 채록, 보고되었다.

「역대축원문」은 천황씨, 지황씨, 인황씨, 성조대신, 후토당산신령, 용왕님, 삼신제왕, 호구별성, 공자, 제갈량 등에 이르기까지의 신령님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도 축원하고 안택(安宅)에 이른다.

「넋전 해원경」은 죽은 남녀의 원혼을 해원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넋전 해원을 들은 후 소원 성취하여 회심곡을 가창한 후 십대왕 사설로 연결된다. 노래할 때는 북으로만 반주하며, 회심곡은 운상(運喪)소리를 가창한다. 음 조직은 도선법 계열과 솔선법 계열이 보인다.

「대축원」은 「역대축원문」과 마찬가지로 안택굿에 쓰이는데, 안택굿의 목적에 맞게 신성과 성현의 탄생과 치적(治績)을 찬양하고, 그들을 청배(請陪)하여 축원하는 내용이다.

「금일정성」은 해원할 목적으로, 성인이나 진시왕·초패왕·양귀비도 모두 황천객이 되었으니, 이승에 대한 미련이나 원한은 풀고 저승길로 가자는 내용이다. 음 조직은 육자배기 선법에 속한다.

「저승길풀이」는 저승을 지배하는 십대왕(十大王)[진광대왕(秦廣大王), 초강대왕(初江大王), 송제대왕(宋帝大王), 오관대왕(五官大王), 염라대왕(閻羅大王), 변성대왕(變成大王), 태산대왕(泰山大王), 평등대왕(平等大王), 도시대왕(都市大王), 전륜대왕(轉輪大王) 또는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 중 어느 곳에도 메이지 말고 법사의 설법으로 극락세계, 연화세계, 화장세계, 법화세계, 만월세계, 숭음세계, 환희세계, 무세계, 무량세계, 유리세계에 이르라는 내용이다. 구조는 A. 십대왕이 관장하는 지옥을 면하고, B. 편안하고 안락한 세계로, AB가 반복된다.

「혼신풀이」는 고통스럽게 살다 간 모든 혼신의 심정을 위로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