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C020303 |
---|---|
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마을/마을 이야기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도장 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옥희 |
친환경농법 시작 | 2006년 - 도장 마을에서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시작하였다. |
---|---|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 | 2008년 - 도장 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되어 초등학생 및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농사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무농약쌀 생산단지로 지정 | 2009년 - 도장 마을을 무농약쌀 생산단지로 지정하였다. |
마을지 | 친환경농법논 -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
마을지 | 도장 마을회관 -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
[우렁 각시와 자운영 아가씨가 돌보는 쌀]
밭노래 향기 그윽한 도장 마을은 친환경 농법을 실현하고 있는 마을이다. 2012년 여름, 도장 마을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밭에서는 옥수수가 익어가고 논에서는 잘 자란 벼들이 바람에 따라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벼 포기가 막 올라오기 시작하는 모습이 신기해서 열심히 사진을 찍다가 거무스르한 무언가를 발견했다. 제초제를 쓰지 않는 대신 논에 키우고 있는 우렁이였다.
장가 못간 총각에게 몰래 밥도 해 주고 살림도 해주는 존재로 등장하는 옛이야기 속의 우렁 각시처럼. 우렁이는 현대에도 농민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던 전통사회에서는 논에 난 풀을 매는 작업이 벼농사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다. 그래서 농민들은 두레나 품앗이를 조직하여 공동으로 논매기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농촌의 인구가 점점 줄어 든 후로는 사람이 맡던 일을 농약이나 농기계가 대신하게 되었다. 일감은 줄어들었지만 농약으로 키운 벼가 사람한테 결코 이로울 수 없다. 그래서 도장 마을에서는 논의 풀을 제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몸에 해로운 제초제 대신 친환경적인 우렁이 농법을 채택하게 된 것이다.
우렁이는 수면 속의 풀이나 해충을 먹어치우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벼가 자라는 논에 우렁이를 키우면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잡풀이 자라지 않는다. 모내기 후에 모가 15㎝ 정도 자라면 우렁이를 논에 넣는데, 물높이는 우렁이가 활발히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충분해야 한다. 우렁이는 수면 위로 자란 모는 먹지 못하기 때문에 모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 넣는 것이다. 간혹 우렁이가 키 작은 모를 잘라먹기도 하는데 그 자리는 새로 모를 심어주면 된다.
또한 도장 마을에서는 대표적인 녹비 식물인 자운영을 심어 천연 비료로 사용하고 있다. 자운영은 중국에서 들어왔지만 오랜 옛날부터 우리나라의 논이나 밭, 그리고 풀밭에서 잘 자라는 야생초이다. 봄에 잎이 막 나기 시작할 때는 어린순을 따서 나물을 무쳐 먹기도 하며, 열을 내리고, 독을 없애는 약으로도 쓰여 왔다. 또한 토끼나 소 같은 가축들의 사료로도 더없이 좋다. 특히 남쪽 지역에서는 거름으로 쓰기 위하여 그대로 논밭에 놓아두는 풀인 ‘녹비’로 쓰이고 있다. 퇴비를 만들어서 논에다 뿌리고 땅을 갈아엎으면 퇴비가 땅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때 논에 피어있던 자운영도 같이 땅 속으로 들어가 땅을 기름지게 만들고 잡초들도 자라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자운영은 거름으로도 유용하지만 꽃이 한창일 때는 사람들의 발길을 머물게 할 만큼 사랑스러운 꽃이기도 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연분홍색의 자운영꽃이 논을 가득 매우면 논은 마치 일부러 가꾼 꽃밭처럼 벌과 나비를 부르고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릴 때는 봄나물로, 한창일 때는 꽃으로, 마지막은 땅을 기름지게 하는 거름으로 쓰이는 자운영은 사람들한테 참 고마운 식물이다.
[흙에 이로운 것이 농작물에도 이롭다]
도장 마을에서는 2006년부터 친환경 농법으로 논농사에 제초제를 쓰지 않는 농법을 실천해오고 있다. 2009년부터는 화순군이 지정한 ‘무농약쌀 생산 단지’로 지정이 되어 벼농사에는 화학 농약을 일체 쓰지 않는 등 관내 친환경 농업을 선도하고 있다. 밭농사에 있어서도 검정 부직포 등을 이용하여 제초제를 쓰지 않고, 친환경 제제를 사용하여 병해충을 방제하는 등 친환경 농법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농사짓는 것은 어렵죠. 힘들어요. 논이나 밭을 친환경으로 하기 때문에 풀을 매야 하니까 일이 더 많아요. 소출도 많이 줄었어요. 하지만 주민들은 ‘흙에 이로운 것이 농작물에도 이롭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어요.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유정자)
친환경 농법은 농민들에게 더 많은 손길을 요구한다. 도장 마을 주민들은 땅에도 좋고 사람에게도 이로운 농작물을 생산해내기 위해 그 수고로움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식탁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무농약쌀과 친환경 고추, 참깨, 콩, 호박, 율무, 고구마, 감자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은 몸에도 좋지만 맛도 좋다. 중간 판매상을 거치지 않은 직접 판매 방식으로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판매된다. 또한 도장 밭노래 마을 영농 조합 법인을 중심으로 떡, 두부, 청국장, 된장, 집장 등을 직접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도시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여감은 물론, 마을 내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주민들의 소득향상도 기여해 나가는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문화가 흐르는 농촌 체험]
도장 마을은 2008년에 녹색 농촌 체험 마을로 선정되었다. ‘문화가 흐르는 농촌 체험’이라는 주제로 체험 활동을 열고 있는데 광주 지역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마을을 찾고 있다. 일상적 프로그램으로 떡메치기와 두부 만들기가 있고 계절 프로그램으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농사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떡메치기와 두부 만들기는 농산물 가공 공장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농사 체험은 도장 마을의 논과 밭에서 진행된다. 봄에는 밭 일구어서 씨앗 뿌리기와 모종 심기를 하고,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농작물을 수확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대밑애 마을에 있는 한우사육장에서는 한우돌보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농사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장소는 다양하다. 도장 마을에서 운영하는 마을 텃밭이 약 1,292㎡[390평] 정도이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임대한 밭이1,653㎡[500평] 정도 된다. 이들 밭에는 콩, 옥수수, 고구마 등을 심어 계절에 따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벼농사의 경우, 특별히 정해진 논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벼 베기 체험을 해야 한다면 방송을 해서 상황을 알린다. 그러면 주민들 중에서 상황이 되는 사람이 논을 제공할 의사를 밝힌다. 신청하는 주민이 없을 경우에는 밭노래 법인에서 주민들에게 직접 부탁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한다. 농사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아이들의 반응은 매우 좋다고 한다.
“정말 좋아하죠. 그 아이들을 보면 우리 교육이 적어도 일주일은 한 두 번은 꼭 나가서 자연과 함께 해야 되겠더라고요. 교과서 안에서만 봐왔던 고구마가 아니라 내가 직접 고구마 모종도 심어보고, 직접 캐보고. 그래서 저는 학생들이 제대로 학습을 하려면, 농촌의 전 모습을 보려면, 한 마을을 정해가지고 봄부터 밭갈이부터 농사가 끝날 때까지 그것을 다 체험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유정자)
도장 마을에서는 농사 체험 프로그램을 단순히 마을 수익 사업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농사 체험을 통해 식물의 생장을 몸소 확인할 뿐만 아니라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고 농촌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꿈을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두부 체험하면 단지 두부를 만들어서 가져가는 것 뿐만 아니라 두부가 만들어지기까지 농민들이 어떻게 심어서 어떻게 가꾸는지, 콩의 종류, 영양성분까지 모든 자료를 만들어 전시해요. 또 콩으로 어떠한 가공생산품을 만들 수 있는지도 알려주죠. 아이들이 체험을 통해 농촌을 이렇게 생각했는데 아니네. 가서보니 다르네. 이렇게 할 수도 있겠네. 나라면 이렇게 하겠다. 그렇게 꿈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유정자)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