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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웅덩이와 어녀」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102174
한자 夷-魚女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북도 영천시 도동|봉동
집필자 김지숙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82년 - 영천시에서 발행한 『永川의 傳說』에 「이 웅덩이(夷)와 어녀(魚女)」라는 제목으로 수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6년 - 영천시에서 발간한 『충효의 고장』에 「이 웅덩이와 어녀」라는 제목으로 수록
관련 지명 도동 - 경상북도 영천시 도동
관련 지명 봉동 - 경상북도 영천시 봉동
관련 지명 북안천(北安川) - 경상북도 영천시 북안면 송포리|경상북도 영천시 작산동지도보기
성격 설화|전설|지명유래담
주요 등장 인물 어녀|어녀 남편|오랑캐
모티프 유형 원한

[정의]

경상북도 영천시 도동봉동 사이에 흐르고 있는 북안천에 속해 있는 웅덩이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이 웅덩이와 어녀」는 경상북도 영천시 북안천에 관련한 전설이다. 이 전설은 아내가 남편을 죽인 오랑캐들에게 복수하는 일종의 여성 영웅담 형태를 가지고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82년 영천시가 발행한 『영천(永川)의 전설』에 「이(夷) 웅덩이와 어녀(魚女)」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또 2006년 영천시가 간행한 『충효의 고장』과 영천시 관광 홈페이지, 관광지식정보 시스템에도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영천시 도동 고갯길에서 봉동에 이르는 국도 중간 지점까지를 남쪽으로 쳐다보면 쪽지머리를 한 여인의 실눈썹 같은 아름다운 북안천이 흐른다. 이 강에는 명주실 한 꾸러미를 다 풀어 드리워도 바닥에 닿지 않는다는 커다란 웅덩이가 있는데, 그곳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옛날 이 부근에 어(魚)씨 성을 가진 여인이 남편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 비록 생활은 넉넉하지 못하였지만 두 사람의 금슬은 무척이나 좋았다.

어느 날 남편이 나라의 부름을 받고 변방의 수비병으로 떠나게 되었다. 그는 떠나면서 아내에게 “무사히 군무를 마치고 돌아오리다. 만약 집 뒤에 있는 대나무가 붉게 말라죽는다면 내게 불행한 일이 생겨 돌아오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더 이상 나를 기다리지 마시오”라고 말했다.

이에 어녀(魚女)는 “무슨 불길한 말씀을 하세요? 당신이 돌아올 날만 기다리겠어요”라고 답하며 눈물을 흘렸다.

어느덧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어녀는 매일같이 대밭에 나가 물을 떠 놓고 “제발 제 남편이 오랑캐를 무찌르고 무사히 귀환을 하게 해주소서“라고 기원을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에 보니 대나무가 모두 핏빛으로 말라 죽어 있었다. 엊저녁 치성을 드릴 때만 해도 푸르기만 하던 대나무가 변한 것으로 보아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었다. 불현듯 남편이 떠날 때 한 말이 떠올랐다.

지금까지는 남편이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버텨 왔지만, 이제 기다림마저 잃어버린 처지이니 세상에 혼자뿐이라는 절망감에 사로잡혀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결국 어녀는 남편의 뒤를 따르기로 결심하고, 가산을 정리하고 목욕재계하여 이승을 떠날 모든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까치떼가 몰려와서는 목이 터져라 우는 것이었다.

어녀는 이상하게 생각하였지만 준비한 새끼줄을 목에 걸었다. 그러자 까치떼가 일시에 달려들어 어녀가 매달린 새끼줄을 쪼아 끊어버리는 것이었다. 그와 함께 산울림처럼 은은하게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내 원한을 풀어 주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영원히 구천을 헤매는 원귀가 될 것이오”라고.

어녀는 사방을 두리번거렸으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틀림없는 남편의 음성이었는데 아무 데도 없는 것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대나무가 붉게 변해 말라죽었고, 까치떼가 목을 맨 새끼줄을 끊었는가 하면, 남편의 목소리까지 들렸으니, 이것은 분명 어떤 계시일지도 몰랐다.

어녀는 마음을 고쳐먹고 때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러나 시간은 너무도 더디게 흘러갔다. 견딜 수가 없는 공허로움에 스스로의 머리를 쥐어뜯기도 하고 미친 사람처럼 발을 동동 구르다가 강가로 뛰어가 삽으로 무작정 자갈을 퍼올렸다.

땀이 주르르 흐르고 몸은 파김치가 되었지만 한으로 응어리진 마음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다. 어녀는 습관처럼 날마다 자갈을 퍼올렸고, 자갈이 파인 자리는 어느새 웅덩이가 되어 날이 갈수록 넓고 깊어졌다.

어느 날 어녀는 잠을 자면서 꿈을 꾸었다. 남편이 나타나 “곡식이 있는 대로 술을 담그시오. 며칠 뒤 나를 죽인 오랑캐들이 이곳을 지날 것인 즉 그 술을 먹이도록 하시오”라고 알려 주었다. 꿈이지만 너무나 생생하여 어녀는 곡식을 모아 술을 담그었다.

과연 남편이 알려준 대로 며칠이 지나자 오랑캐들이 쳐들어 왔다. 그들은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이고 집을 불살라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어녀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예절을 갖춰 그들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정갈한 음식상을 차리고 미리 담아두었던 술을 걸러 그들에게 정성으로 권하였다. 오랑캐들은 침략자가 아니라 경사스런 잔치집의 손님이 된 기분이 되었고, 술에 취해 칼을 놓고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

온종일 법석을 떨던 오랑캐들은 지칠 대로 지쳐서 모두가 제멋대로 쓰러져 코를 골며 세상모르게 잠이 들었다. 어녀는 비로소 한숨을 쉬며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버둥거리며 죽어간 남편의 얼굴을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어녀는 산 속으로 뛰어가 피신해 있던 마을 장정들을 불러왔다. 그리고 마치 물건을 나르듯 오랑캐들은 한 사람씩 웅덩이에 빠뜨렸다. 오랑캐들은 버둥거렸으나 이미 힘이 풀려 어쩔 수가 없었다. 결국 수많은 오랑캐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웅덩이에 빠져 익사하고 말았다.

이제 남편의 원한을 풀었으니 자신 역시 살아서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 어녀는 조용히 치마를 뒤집어쓰고 자기도 웅덩이 속으로 뛰어 들었다.

사람들은 어녀의 거룩한 혼이 잠든 강이라고 하여 ‘어천(魚川)’이라 했고, 웅덩이는 오랑캐들을 무더기로 수장시켰다고 해서 ‘이(夷) 웅덩이’라 칭하여 오늘까지 전하고 있다.

[모티프 분석]

「이 웅덩이(夷)와 어녀(魚女)」의 주요 모티프는 ‘원한 갚음’이다. 남편의 복수를 위해 오랑캐를 대면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여성 영웅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사랑의 깊이 때문일까 결국 여인은 남편을 따라 웅덩이에 빠져 죽음을 맞이한다.

이 전설은 북안천에 속해 있는 이 웅덩이의 지명 유래에 관한 것으로 웅덩이의 존재가 실재하여 진실성을 더해 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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