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1020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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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이명주(耳明酒) 마시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북도 영천시 |
집필자 | 이은정 |
경상북도 영천 지역에서 정월 대보름날 아침 식사 전에 귀가 밝아지라고 술을 마시는 세시 풍속.
귀밝이술은 주로 차가운 맑은 청주로 마시는 것이 보편적이며, 이명주(耳明酒)라고도 한다. 이처럼 귀밝이술을 차게 해서 마시는 이유는 벽사(辟邪)[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귀밝이술은 주로 정월 대보름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고 어린 아이일 경우에는 입술에 약간 묻히기만 해도 된다고 한다. 귀밝이술을 마실 때 어른들은 “귀 밝아라, 눈 밝아라.”라는 덕담을 한다고 하는데. 평소에는 함께 술자리를 하기 어려웠던 부자지간에도 귀밝이술을 함께 마신다고 한다.
영천 지역에서는 특별히 덕담을 하는 것이 전승되고 있지는 않고, 정월 대보름에 귀밝이술을 마시면 한 해 동안 좋은 소식만 접할 수 있다고 하며, 또한 절차가 매우 간단해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제화초복(除禍招福) 행위라 할 수 있다.
한편, 귀밝이술을 마실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부럼 깨기이다. 부럼 깨기는 설에 준비해 두었던 엿콩[강정]을 깨물면서 “부스럼 깨물자, 부스럼 깨물자”라고 말하면, 한 해 동안 몸에 나는 각종 부스럼을 예방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원래는 호두나 땅콩과 같은 딱딱한 견과류를 깨무는 것이지만, 영천에서는 주로 엿콩을 깨물면서 이러한 세시를 실천하고 있다.
영천 지역에서는 정월 대보름 세시 풍속의 하나로 귀밝이술을 마신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이와 관련된 기록이 나오는데,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데우지 않은 청주 한 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그해 일 년 동안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고 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마셨다고 전해진다.
귀밝이술 마시기는 정월 대보름에 오곡밥을 지어 먹을 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세시 풍속이기 때문에 전승이 완전히 단절되었다고는 보기 어려우나 최근 들어서 그 의미가 많이 희석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