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1021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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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玉- |
이칭/별칭 | 노름군과 옥피리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영천시 |
집필자 | 김지숙 |
수록|간행 시기/일시 | 1982년 - 영천시에서 발간한 『永川의 傳說』에 「노름군과 옥피리」라는 제목으로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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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6년 - 영천시에서 발간한 『충효의 고장』에 「노름꾼과 玉피리」라는 제목으로 수록 |
관련 지명 | 영천시 금호 강변 - 경상북도 영천시 금호강변 어느 고을 |
성격 | 설화|민담 |
주요 등장 인물 | 강갈이|젊은 노름꾼|강갈이의 부인|네 명의 신선|옥경이 |
모티프 유형 | 노름|신선 |
[정의]
경상북도 영천시를 중심으로 노름꾼 강갈이에 관련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노름꾼과 옥피리」는 노름꾼 강갈이가 벌이는 일련의 일들을 통해 노름이 나쁜 것이라는 깨닫고 마음을 고침으로써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는 내용의 민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82년 영천시가 발간한 『영천의 전설』에 「노름군과 옥피리」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으며, 2006년 영천시가 발간한 『충효의 고장』에서는 「노름꾼과 옥피리」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영천시 금호강 강가 어느 고을에 강갈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양반집 자손으로서 노름도 일종의 재주라고 여겼기에 매일 아침 밥숟가락을 놓기가 무섭게 투전판으로 달려갔다.
어느 날, 평소와 같이 노름판에서 화투장을 돌리고 있는데 운이 따랐는지 돈이 강갈이 앞에 모이기 시작하였다. 그때 하인이 달려와 “집에 불이 났다”고 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강갈이는 노름판을 떠날 줄을 몰랐다.
하인이 다녀간 후, 하늘의 노여움 때문인지 강갈이는 계속 돈을 잃었고 새벽녘에는 빈털터리가 되었다. 힘없는 걸음으로 돌아온 강갈이는 자기 집이 불에 탄 것을 보고 그때서야 어젯밤에 하인이 외쳐대던 말이 생각났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고 말았다. 노름판에서 돈을 다 날렸고, 집마저 불에 타버렸으니 강갈이는 하루아침에 거지 신세가 되고 말았다.
강갈이의 부인은 남편이 다시는 노름을 하지 않기를 부처님에게 빌고,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과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판 돈으로 말을 한 필 샀다. 시장에서 짐을 날라 주거나 행상을 하기 위해서였다.
가진 돈을 몽땅 노름판에서 날려서 미안하던 차에 부인의 귀한 머리카락마저 자르게 되니 강갈이도 마음을 잡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부터 성실히 일을 하여 그날그날 번 돈으로 입에 풀칠을 하며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 마을에 행상을 나갔던 강갈이는 목이 컬컬하여 주막에서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켰다. 그때 골방 안에서는 마음 사람들이 노름을 하고 있었다. 강갈이는 노름이 하고 싶었지만 부인과의 맹세도 있어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한 젊은 사람이 그를 불러 앉혔다.
곧 술내기 장기가 벌어졌고 강갈이는 그날 번 돈을 전부 잃고 말았다. 옛날 버릇이 도진 강갈이는 자신의 말을 잡히고 내기를 했지만, 젊은 장기꾼을 이길 수는 없었다. 결국 장기꾼의 외통수에 걸려 말까지 잃어버렸다.
부인을 다시 볼 면목이 없는 강갈이는 술 한 잔을 더 마시고 길가에 쓰러져 그대로 잠이 들었다. 꿈에서 강갈이는 남방 풍경을 구경하기 위해 억만금을 가지고 유람길에 오르는 중이었다. 그런데 호수를 건널 때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면서 물결이 거세졌고 배를 기슭에 댈 수밖에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하룻밤을 쉬어가게 되었는데, 무료함을 달랠 길이 없었다. 게다가 어디선가 주사위 구르는 소리가 나니 강갈이는 좀이 쑤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때 강갈이 앞에 푸른 저고리를 입은 예쁜 처녀 두 사람이 나타나 “우리 주인께서 긴 밤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노름을 할 것이니 와서 어울리심이 어떠냐?”고 하였다.
강갈이는 여인들을 따라 한 십 리를 걸어 큰 기와집의 넓은 방으로 안내되었다. 그 곳에는 네 사람이 있었는데 모두 귀인의 풍모를 지녔으며 영락없는 신선의 모습이었다.
강갈이는 그들과 함께 노름을 시작했고, 네 명의 신선은 얼마 지나지 않아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다. 그 중 한 젊은 신선이 몇 판을 더 하자고 요구해 다시 주사위를 던졌으나 강갈이를 당해낼 수 없었다.
결국 젊은 신선은 천하의 보물인 옥구를 강갈이에게 내어주며 말하기를 “옥구는 귀한 보물이오. 월수를 건널 때 옥경이 빼앗으려 할지 모르니 조심하시오”라고 했다. 그러나 강갈이는 월수가 낙동강 근처를 흐르는 물줄기를 가리키는 것인 줄 모르고 별다른 주의를 하지 않았는데, 그만 소매 속 깊숙이 감춰둔 옥구가 사라져 버렸다. 뱃사공이 “요 앞 수선사에 옥경이란 여신이 사는데 그녀의 짓인가 하옵니다”라고 하였다. 젊은 신선의 말이 생각난 강갈이는 옥경이가 산다는 집으로 찾아갔다.
돌계단을 오르니 넓은 정원 좌우에 자줏빛 옷을 입은 하녀가 십 여 명 늘어섰다가, “여왕님 옥구 도둑이 도착하였습니다”라는 것이었다.
이에 강갈이는 “무슨 소리냐? 도둑은 그 쪽이 아니냐?”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옥경이 나타나 “입 다무세요. 이 옥구는 나의 궁중에 수 년 간 내려온 보물인데 며칠 전 사라졌다가 이제 홀연히 나타난 것이오”라고 말했다.
강갈이는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노름을 즐긴다는 옥경이와 한 판 승부를 벌였다.
“당신이 질 것이 뻔한 일, 내기는 무엇으로 할까요?”라는 옥경이의 말에 강갈이는 목숨을 걸고, 옥경이는 자신의 몸을 6개월 간 걸었다. 그리고 내기에서 이긴 강갈이는 6개월 간 미녀를 끼고 지냈다.
6개월이 지난 마지막 밤, 모든 것이 귀찮아진 강갈이가 목을 늘어뜨리는 순간 머리가 아픔과 동시에 자리가 축축하여 눈을 뜨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강갈이는 부인이 자신을 떠메느라 끙끙거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허망하고 괴이한 꿈을 꾼 이후 강갈이는 절대로 노름을 하지 않고 오직 부인만을 사랑하고 부지런히 일하며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노름꾼과 옥피리」의 주요 모티프는 ‘노름과 신선’이다. 노름을 좋아하여 일어난 일련의 일들을 통해 강갈이의 반성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신선과의 만남과 내기 등이 드러나 흥미를 더해 준다.
이야기에서 진실성을 더해주는 것이 없다는 것과 행복한 결말을 보인다는 데서 민담류라고 할 수 있으며, ‘노름에 미치면 신주도 팔아 먹는다’는 속담을 담은 것은 전승집단의 의식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