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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자, 마을 공동체의 전통을 이어가다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6C030302
분야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성씨·인물/근현대 인물
유형 마을/마을 이야기
지역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도장 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한미옥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근대 1962년 - 유정자씨, 나주시 다시면에서 출생하다.
현대 1989년 - 유정자가 김성인과 결혼하여 도장 마을에 들어오다.
현대 2008년 - 도장리 영농회에서 녹색농촌체험마을 사업 실시
마을지 농가맛집(마을회관) -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289번지

[도장 마을의 상일꾼]

도장 마을 회관 한쪽에 마련된 방안에는 엊그제 만들어놓은 메주가 한창 뜨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한 켠에서 아주머니 몇 분과 마을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유정자 씨가 있다.

“메주를 작년에는 3백 5십 개도 넘었어. 작년에다 대면 삼분의 일로 줄었어요.”

도장 마을 영농 조합에서는 된장, 두부와 같은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메주를 적게 만들었다고 하니 당연히 된장도 적게 만들 것이다. 아마도 작년 된장이 아직 다 소진되지 않아서일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유정자 씨는 마을 사무장 일을 맡아 하고 있다. 사무장 일이 보통 바쁜게 아니다. 된장과 두부, 고춧가루와 같은 생산품도 내야하고, 화순군에서 실시하는 노인 반찬 사업에도 참여해서 일주일에 두 번 노인들에게 반찬도 보내줘야 한다. 이뿐이 아니다. 민박 사업에, ‘농가맛집’ 운영까지, 게다가 2008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녹색 농촌 체험 마을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그야말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다. 물론 그 모든 일을 혼자서 하는 것은 아니다. 남편인 김성인 씨는 물론이고, 마을 어머니들이 모두 도와주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그래도 책임감에 하루 24시간을 쪼개서 바쁘게 살고 있다고 한다.

[나주 처녀, 도장리로 시집와 농촌 운동에 뛰어들다]

유정자 씨는 1962년 나주시 다시면 송촌리에서 태어났다.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보면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농촌의 어려움을 알고 자라났다. 그래서인지 대개의 사람들은 농촌사람과 결혼해서 살기를 싫어한다. 그러나 유정자 씨는 농촌에 시집을 왔고, 그 누구보다도 농촌 운동에 힘을 쓰고 있다. 그녀가 농촌 운동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모태 신앙이었던 가톨릭의 힘이 컸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접했던 가톨릭 농민회를 통해 자신도 그 길을 가고 싶다고 생각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농민회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톨릭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농촌 총각하고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지금의 남편 김성인 씨를 만나 도장 마을에서 그 꿈을 활발하게 펼치게 된 것이다.

그녀는 스물여덟 살에 결혼을 했는데, 당시 김성인 씨는 서른두 살의 그야말로 ‘농촌 노총각’이었다. 처음에 도장리로 시집가겠다고 했을 때 친정 어머니의 반대가 컸다고 한다. 그리고 결혼 후에도 딸이 날마다 밭으로 논으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에, 친정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속을 끓이셨다고 한다.

그렇게 도장 마을로 시집을 와 1남 3녀의 자녀를 두고, 막내가 올해[2013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은 농촌 운동으로 바쁜 부모님을 이해해주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은 가족이 먼저인데 왜 우리 부모님은 그렇지 않냐고, 나는 절대로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반항도 했단다. 하지만 다행이도 아이들은 별다른 문제없이 잘 커주었다. 게다가 막내딸은 자신처럼 농촌공동체에 대한 생각이 있다고 하니,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다고 유정자 씨는 말한다.

[도장 마을의 공동체 전통을 이어가다]

도장 마을로 시집을 오고 보니, 이미 도장 마을은 농촌공동체의 전통이 강한 마을이었다.

“당시에 이미 이 마을은 그런 식으로, 운동식으로 많이 했드라고. 보통 시골마을 같으면 새마을 부녀회라고 행정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데 여기는 ‘여성 농민회’ 이렇게 부르더라고. ‘농촌부녀자’ 이렇게 불렀지 누가 ‘여성 농민’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여기는 여성들이 나름 대접을 받고 있드라고요.”

이것이 비단 유정자 씨의 겸손함에서만 나온 말은 아니다. 도장 마을은 다른 농촌마을에 비해 유독 공동체 활동이 활발했던 전통이 있는 마을이었으니 말이다. 지금의 도장 마을은 지난 날 도장 마을의 전통과 맞물려서 역동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열심히 전통과 현대의 톱니바퀴가 조화롭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유정자 씨가 서있다.

“한 가지 고민은 우리 마을에 젊은 사람들 40대 초반 중반 10명 정도 있어요. 그 사람들이 마을의 중심에 서서 이끌어 갔으면 좋겠는데, 다들 마을공동체에 대한 생각이 아직 못 미치고 있어요. 그게 너무 안타까운 거에요. 이미 앞사람들이 토대를 다 닦아 놨잖아요. 그래서 움직이기만 하면 되잖아요. 모든 기초를 다 마련해놨으니까 움직이기만 하면 되니까 젊은 사람들이 생각을 바꿔서 마을과 나를 하나로 생각하고 같이 마을을 잘 가꾸어 갔으면 좋겠거든요. 그게 조금 고민이에요.”

도장 마을 젊은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마을공동체 활동에 나서주었으면 한다는 유정자 씨의 소망이 차근차근 이루어져 가기를 바란다.

[정보제공]

  • •  유정자(여, 1962년생, 도장 밭노래 마을 영농 조합 법인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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