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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102066
한자 冬至
이칭/별칭 아세(亞歲),작은설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경상북도 영천시
집필자 문애리

[정의]

경상북도 영천 지역에서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을 가리키는 절기.

[개설]

동지(冬至)는 24절기의 하나로서, 일 년 중에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24절기는 태양력에 의해 자연의 변화를 24등분하여 표현한 것이며, 태양의 황경이 270°에 달하는 때를 ‘동지’라고 한다.

동지는 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께 들면 ‘노동지’라고 하는데, 이는 동지가 드는 시기에 따라 달리 부르는 말이다. 동지는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어 음(陰)이 극에 이르지만, 이날을 계기로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여 양(陽)의 기운이 싹트는 경사스러운 날로 여겼다.

영천 지역에서는 동지를 ‘작은 설’ 도는 ‘아세(亞歲)’ 등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옛날에 동지를 한 해의 시작인 설로 삼았던 데서 나온 말로, 24절기 중 동지를 태양이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한 해가 시작되는 기점으로 여겨 예로부터 중시하였다. 따라서 민간에서는 동지 팥죽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것으로 여겼다고 한다.

동지에는 어느 가정에서나 팥죽을 쑤어 먹는데, 팥을 삶아 체에 걸러 그 물에 찹쌀로 빚은 새알 크기의 경단을 넣어서 죽을 쑨다.

동지 팥죽은 먼저 조상과 삼신·성주·조왕 등의 가신에게 한 그릇씩 떠서 올리며, 대문이나 벽에 집안 사방에 팥죽을 수저로 뿌리고 난 후에 먹는데, 팥죽이 액을 막고 잡귀를 없애 준다고 믿었다.

[연원 및 변천]

우리나라는 신라에 이어 고려 시대에도 당나라의 역법서(曆法書)인 선명력(宣明曆)을 그대로 썼으니, 동지를 설로 여긴 듯하며, 이로 인해 ‘작은 설’이라는 말이 나왔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동짓날을 ‘아세’라 하고 팥죽을 쑤는데, 찹쌀가루로 새알 모양의 떡을 만들어 죽 속에 넣어 새알심을 만들고, 꿀을 타서 시절음식으로 삼아 제사에 쓴다. 그리고 팥죽을 문짝에 뿌려 상서롭지 못한 것을 물리친다.”고 하였다.

오늘날에도 동지 팥죽은 절식(節食)이면서 동시에 벽사축귀(辟邪逐鬼)[사악함을 쫒고 귀신을 물리침]의 기능이 있는 것으로 여겼다. 이는 팥의 붉은색이 벽사의 기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팥죽을 쑤어 삼신과 성주께 빌고, 모든 병을 막는다고 하여 솔잎으로 팥죽을 찍어 사방에 뿌렸다. 지방에 따라서는 전염병이 유행할 때,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하였다.

동지 때는 동지 팥죽과 더불어 책력(冊曆)을 선물하던 풍속이 전한다. 예로부터 “단오(端午) 선물은 부채요, 동지(冬至) 선물은 책력(冊曆)”이라는 말이 전하여 오는데, 전통 사회에서는 단오가 가까워 오면 여름철이라 친지와 웃어른께 부채를 여름 선물로 선사하고, 또 동지가 되면 책력을 선사하는 풍속이 성하였다. 농경 사회에서 생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요긴하게 사용되었던 생활의 지침서인 책력을 신년이라 생각하는 동지에 선물했던 것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사항]

영천시 야사동에서는 동지 때 팥죽을 쑤어 먼저 성주에 올린 후에 가족들끼리 먹는데, 10일 안으로 드는 ‘애동지’에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고 해서 팥죽을 쑤지 않는다. 팥죽에는 찹쌀 수제비를 넣고 쑤는데, 찹쌀 수제비를 나이 수만큼 먹으면 좋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팥죽을 쑤면 먹기 전에 액을 쳐낸다고 하여 바가지에 팥죽을 퍼서 숟가락으로 큰 방 문 위에 뿌린다.

영천시 대창면 운천리에서는 동지에 반드시 팥죽을 끓여서 일 주일 동안 먹었다고 한다. ‘애동지’나 ‘청년동지’, ‘노동지’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그것을 크게 가리지는 않는다. 팥죽을 끓이면 먹기 전에 성주와 조상 앞에 한 그릇씩 떠다 놓는다.

대창면 운천리에서도 팥죽을 먹을 때는 찹쌀 수제비를 함께 먹는데, 나이 수만큼 수제비를 먹으면 좋다는 믿음이 있고, 팥죽을 먹으면 어지럼증이 없다는 얘기가 있다.

청통면 호당리 범재마을에서는 예전부터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 풍습이 있으며, 팥죽을 먹기 전에는 화장실과 부엌 등 집안 곳곳에 숟가락으로 팥죽을 뿌린다.

금호읍 황정리에서는 동짓날 팥죽을 먹기 전에 집 안팎에 팥죽을 뿌리고, 자동차가 있으면 자동차 바퀴와 자동차 전체에 팥죽을 뿌려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액을 쫓는다고 한다. 또 동짓날에는 동네에서 가까운 절에 가서 동지 불공을 드리기도 한다.

고경면에서는 예전에 동지 때가 되면 찹쌀을 빻기 위해 방앗간에서 줄지어 서서 기다렸다고 하는데, 빻은 찹쌀로 수제비를 비벼서 팥죽을 끓이고 집안 곳곳에 있는 조상에게 가져다 놓고 빌고, 벽과 기둥에 뿌렸다고 한다. 동지 때 팥죽을 끓이면 그 양이 많아서 구정 때까지 먹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데, 겨울이어서 상하지 않고 얼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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