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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의 비련」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102157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북도 영천시 대창면 오길리
집필자 김지숙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6년 - 「범의 비련」 『충효의 고장』에 수록
관련 지명 오길리 - 경상북도 영천시 대창면 오길리 지도보기
성격 설화|전설
주요 등장 인물 범|소|오길동에서 온 소|산신령|신통한 점쟁이
모티프 유형 산신|번식

[정의]

경상북도 영천시 대창면 오길리의 채산에 전해 내려오는 동물과 산신의 이야기.

[개설]

「범의 비련」은 채산을 배경으로 산의 동물인 ‘범’과 ‘소’와 ‘산신’이 중심인물로 등장하여 이 지역에서 전해오는 금기(禁忌)를 말해 주는 흥미로운 전설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6년 영천시에서 발간한 『충효의 고장』에 「범의 비련」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었고, ‘경북나드리’,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영천시 문화관광 사이트’에도 같은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영천시 대창면 오길리는 채산을 등지고 야산들이 앞을 가로 막고 있어 심산유곡과 비슷한 곳이다. 그래서 이 동네는 다른 동네보다 늦게 해가 뜨고 일찍 져서 햇빛이 적게 드는 동네지만 인심은 순후하고, 넓지는 않지만 골짜기마다 기름진 옥답이 있어 살기 좋은 곳이다. 그런데 이 채산에는 불길한 전설이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옛날에 채산 중턱에는 범 한 마리와 소 한 마리가 살았는데, 큰 짐승이라고는 오직 두 마리밖에 없어 그들은 쉽게 친할 수 있었다. 범은 산속을 헤매다가 기름진 풀이 있으면 소에게 일러 주었고, 소는 풀 섶에 숨어 있는 토끼를 발견하면 범에게 알려주었다.

두 짐승의 정은 더욱 깊어져 종족 보존까지 걱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소와 범은 새끼를 낳을 수 없었다. 결국 엉뚱한 걱정에 사로잡혀 두 짐승은 차츰 초췌해지고 기력을 잃게 되었다.

채산의 산신은 이들을 가상하게 생각해 서로 부부가 되어 자식을 얻고 싶은지를 물었다. 두 짐승은 모두 자식은 얻고 싶지만 다른 짐승으로 변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산신은 이들의 생각을 알고 함께 말이 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면서, 오늘부터 백일 동안 뱀만 먹고 다른 것을 먹지 말라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는 하면서 범을 따로 불러 소를 조심하라고 당부하였다. 그날부터 두 짐승은 말로 변신하여 부부가 된다는 일념으로 안간힘을 쓰며 버티었다.

육식하는 범은 그런 대로 지낼 수 있었으나 채식하던 소는 정말 힘들었다. 그럴수록 범은 불안해 하여 소를 달래기도 하고 역정을 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소는 여전히 굶고 있었다. 문득 ‘소를 조심하라’는 산신의 말이 생각나 불안해진 범은 멀리 떨어진 구룡산 중턱의 중령으로 이어진 마재로 이주하였다.

어느 날, 범은 뱀을 잡으러 나가고 소만 혼자 끙끙 앓으며 누워 있었다. 이때 그 앞을 지나치던 소가 누워 있는 소를 의아스럽게 쳐다보았다. 누워 있던 소는 자기와 흡사하게 생긴 소를 보고 놀라 벌떡 일어나서 “너는 누구인가?”하고 물었다.

그 소는 “나는 오길동에 사는 소인데 풀을 뜯다가 길을 잃어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그런데 왜 너는 동굴에 누워 있는가?”라고 물었다.

소는 신선을 만나 뱀만 먹고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고 오길동에 사는 소에게 도움을 청했다. 오길동의 소는 영악한 범에게 물려 죽지 않으려면 둘이 힘을 합하여 범을 죽여야 한다고 했다.

얼마 후 범이 돌아왔고 자기가 잡은 뱀을 소에게 권하였다. 그러자 소는 도저히 견딜 수 없으니 헤어지자고 했다. 범은 지금까지 고생한 보람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기가 막혀 소에게 달려들었고, 두 마리 소도 죽지 않으려고 있는 힘을 다해 싸웠다.

치열한 혈전 끝에 범은 죽고 소도 지쳐 오줌을 지리고 말았는데, 그래서 지금도 이 산을 오르는 길을 ‘오줌길’이라고 한다.

소는 그 길로 오길동을 찾아갔는데, 죽은 범은 한을 풀지 못하고 뒤를 따라와 채산 중턱에 범바위로 굳어져 밤마다 울었다. 범바위가 울 때마다 마을의 소가 한 마리씩 죽었다. 영문을 모르는 주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모여서 대책을 강구했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이때 신통한 점쟁이가 범의 원기 때문이니 정성을 다해 제사를 올려 넋을 달래 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모두가 정성스레 제사를 지내니 이후로는 범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지금까지 이 마을에서는 외양간을 채산과 마주보도록 짓지 않는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범의 비련」의 주요 모티프는 ‘산신’과 ‘번식’이다. 채산을 둘러싸고 번식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 산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번식으로 고민하는 소와 호랑이에게 산신이 등장해 방법을 알려주나 소의 배신으로 호랑이가 죽음을 맞게 된다. 그리고 호랑이의 죽음으로 채산 부근 주민들에게 ‘채산과 마주보는 곳에 외양간을 짓지 않는다’는 금기가 생겼다.

[참고문헌]
  • 『충효의 고장』(영천시, 2006)
  • 경북나드리(http://www.gbtour.net)
  • 관광지식정보시스템(http://www.tour.go.kr)
  • 영천시 문화관광(http://tour.y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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