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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눈숲새 이야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102224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경상북도 영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최은하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편찬|간행 시기/일시 2006년 10월 31일연표보기 - 조연향 『오목눈숲새 이야기』 발간
성격 시집
작가 조연향

[정의]

경상북도 영천 출신의 시인 조연향의 두 번째 시집.

[개설]

『오목눈숲새 이야기』는 2006년 10월 31일 발행되었다. 책의 크기는 13.0㎝×20.5㎝이며, 128페이지 분량의 무선제본이다.

작가 조연향은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1994년 『경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2000년 다시 문예지 『시와 시학』에서 등단했다. 2002년 시집 『제1초소 새들 날아가다』를 포엠토피아를 통해 출간하고, 2006년 『오목눈 숲새 이야기』를 시학에서 출간했다.

[구성]

『오목눈숲새 이야기』는 전체 3부로 구성되어 총 2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제1부에는 「연등행렬 속에 누군가 가고 있었네」·「바람 부는 날 회전목마를 타고」·「불꽃놀이」·「슬픔에 관하여」·「서울낙타」·「봉숭아 꽃물처럼 노을이 밀려올 때」·「플란다즈의 개」·「삼월협곡」·「봄비 내리는 날에」·「멀리 있는 사랑」·「무허가 공사」·「접시꽃의」·「구경꾼이 되어」 등 13편이다.

제2부에는 「편지를 띄워도 답신이 없었다」·「햇빛은 모서리가 둥글다」·「어느날」·「아버지는 문득 페달을 멈추셨다」·「오목눈숲새 이야기」 등 5편이다.

마지막으로 제3부에는 「소설(小雪)」·「주남에 잠들다」·「플랫폼」·「볼록거울 속으로」·「회향(回向)」 등 5편이 실려 있다.

[내용]

『오목눈숲새 이야기』는 시인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정한 흐름을 가지고 구성되어 있다. 시편들의 제목에서 금방 눈에 띄듯이, 조연향의 시는 움이 트고 새싹이 돋으며 훈훈한 바람에 만물의 소생과 개화를 이루는 봄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내 조연향의 시는 무성한 잎새를 낳고 그늘을 드리우며 탐스런 열매를 맺는다. 그리고 어느새 그 잎들은 붉게 물들어 대지에 소리 없이 내려앉고 소복한 흰 눈 틈으로 벗은 몸의 팔들을 추스르면서 계절의 끝을 음미한다. 그렇게 조연향의 시는 계절의 순환 속에 안온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바람 부는 날 회전목마를 타고」 -부분 -

눈 감아도 어지러운 나팔소리, 이 골목을 싣고 달려간다.

황사꽃 자욱이 꽃잎을 날리는,

불빛담 너머 바람이 낚싯대 드리우고

푸른 종소리 긴 화량을 건너가고 있다

「슬픔에 관하여」 -부분-

늑대도, 개도 아닌 낯선 울음 소리가

밤이슬 풀잎을 타고

도시의 정글 속 피리 소리처럼

울려 퍼지는,

홀로

검은 실루엣의 그림자를 몰고

뾰족한 턱 높이

훠어히 훠어히 울음을 토하는

저 울프독의 슬픔

「멀리 있는 사랑」 -부분-

기차가 지나가는 건널목에 쟁쟁거리듯

은종이 울린다

술빛에 취한 노을 속으로

이처럼 『오목눈숲새 이야기』의 시들은 경물에 대한 완상과 내면의 사색과 성찰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섬광과도 같은 감각언어들에 의해 형성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조연향의 시에는 유독 감각언어가 빈번하게 사용됨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우리시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시각적 묘사와는 일정하게 구별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용시에서 보듯, 그의 시편들에는 나팔 소리·피리 소리·망치 소리·종소리·쇠파이프 소리·사이렌 소리 등 외부적 자극으로서의 청각적 요인들이 저마다 일정한 존재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나타난다.

[특징]

조연향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오목눈숲새 이야기』는 첫 시집의 무겁고 강렬한 이미지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시인의 암묵적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얼핏 보기에 전통적인 낭만주의의 옷을 입고 자연 속에 존재하는 인간 성정의 흐름을 읊조리고 있는 그의 시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래 부르기’는 쉽지 않다.

그의 시에는 분명 숲속에 부는 바람과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자리 잡고 들어와 있다. 이러한 변화는 소위 정면 돌파로부터의 물러서기인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그는 그간에도 간간이 발표하는 시편들을 통해 계속 ‘구치소’의 상상력을 버리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의와 평가]

조연향 시인의 시는 여전히 강력한 시적 주체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달리 말하자면 자연 속에 동화되는 인간의 존재를 지향하기보다는 어쩌면 동화될래야 동화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날카로운 자각과, 그로 인한 강렬한 인간적 욕망의 추구로 인해 형성된 목소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 욕망을 무한 질주하는 주체의 몸짓으로 대신하지는 않는다. 그의 시에서 형상된 시적 주체는 감추어진 듯 가느다란 배음을 흘려내고 있지만, 그 소리는 울림으로 우리의 폐부를 파고드는 중저음의 둔중함과 날카로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렇게 그의 시는 살아 숨쉰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굳이 의도하지는 않았음에도 계절의 순환에 대한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말하자면 그는 이제 바람이 부는 것과 불어가는 곳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시인에게 운명의 쇠사슬은 새롭게 풀릴 것이다. 그의 마음의 행로를 따라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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